설날이 다가오네요.
2018년의 설은 2월 16일이네요. 설 연휴가 3일 이상이어서 다행이에요.
저는 이번 설에는 여행을 가거나 하는 특별한 계획은 없고 가족들과 함께 보낼 생각이죠. 남동생 부부가 집에 와서 함께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진수성찬을 나눠먹을 것 같아요.
설날은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분위기예요. 가족들은 이것저것 장을 보고 잔치 음식을 준비하면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요.
제가 어렸을 때에는 명절이 참 좋았었죠. 장난꾸러기 사촌 녀석들도 볼 수 있고, 함께 놀고 돌아오면, 집안 가득 맛있는 음식 냄새로 과일과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어요.
점점 사촌들도 성인이 되고 친척들의 왕래도 줄어들게 되죠. 제사를 준비하느라 허리가 휘는 엄마를 보면 신나던 마음이 좀 수그러들기도 했어요. 이제는 더 이상 제사를 지내지 않아요. 대신 추도 예배를 한답니다. 그래도 어차피 음식을 준비해야 해요.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즐거운 식사를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먹고, 남은 음식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설날의 풍경은 각 가정마다 다르겠죠.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저녁 식사 풍경이 집집마다 다르듯 말이에요.
이번 설날에는 멍하니 가족들 끼지 모여서 티브이를 보는 것보다, 재미있는 보드게임을 하나 사려고 해요. 분명 머쓱해서 게임을 하지 않으려고 할 테니까, 상품을 준비하려고요. 상품권을 걸고 게임을 시작하면 모두들 집중하겠죠?
설 연휴에는 어딜 가도 사람이 많고 북적여요. 영화라도 한 편보고 외식이라도 하려고 하면 긴 줄을 기다려야 할 거예요. 신기하게도 거리에 차는 많이 다니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가거나, 해외여행을 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도로 위에 차도 별로 다니지 않고, 거리는 한산하지만 영화관이나 외식 레스토랑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하죠.
사춘기 때에는 가족들이 모여서 북적이는 게 싫었어요. 뭐랄까- 촌스럽게 느껴졌거든요. 그 나이에는 모든 게 촌스럽게 느껴지죠? ^^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시 바라본 명절은 따스해요. 편안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날이 명절 같아요.
아참, 어렸을 때에는 설이 참 좋았는데 세뱃돈을 받기 때문이죠.
세뱃돈이 가장 큰 관심거리였어요.
친척 어른들이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해라. 하면서 덕담을 해주시고 지폐를 한 장씩 세뱃돈으로 내주시곤 했어요.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하면, 목돈이 나가는 날이지만 어렸을 때 설날 세뱃돈은 무엇보다 신나고 기대되는 이벤트였어요. 어렸을 때 용돈을 받지 않았는데, 이 날 세뱃돈으로 받은 돈은 오롯이 내 소유가 되었거든요.
세뱃돈으로 인형도 사고 평소에 사고 싶었던 것을 많이 샀던 것 같아요.
이제는 부모님께 세뱃돈을 드릴 나이가 되었네요.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명절에 모여서 시끌벅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주차공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명절만 되면 밖에서 싸우는 사람들도 꼭 있었어요.
올해 설날에는 가족사진을 찍을까 해요. 저녁 식사 전에 같이 모여 앉아서 가족사진 찰칵!
한국은 가족 간에 유대감이 특별해요.
그리고 나보다는 우리라는 의식이 더 강한 사회예요.
그래서 개인보다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더 의식하기도 해요.
올해 설날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무지한 말은 하지 않기로 해요.
올 해는 ~해야지. 너희는 ~ 안 하니? 어른들은 이러한 이야기가 덕담이라고 생각하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죠.
점점 한국사회도 이러한 불편한 부분에 대한 시각이 깨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다행이죠. 서로를 살펴보고 돕는 것도 좋지만, 서로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신의 짐과 무게는 각자 짊어지면 좋겠어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