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DIC 계약조건



3-3-1 YELLOW BOOK 과 SILVER BOOK 의 차이점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건설계약은 설계에 대한 책임을 누가 부담하는지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즉 설계에 대한 책임을 발주자가 부담하는 Design-Bid-Build 형태의 계약45 과 설계에 대한 책임을 시공자가 부담하는 Design-Build 형태의 계약46 이 그것이다. FIDIC 은 설계에 대한 책임을 시공자가 부담하는 계약의 형태를 다시 YELLOW BOOK 이 적용될 수 있는 경우와 SILVER BOOK 이 적용될 수 있는 두 가지의 경우로 나누고 있는데, 여기서는 YELLOW BOOK 과 SILVER BOOK 의 차이점을 알아보기로 한다. YELLOW BOOK 이 적용되도록 하고 있는 Design-Build 형태의 계약이건 SILVER BOOK 이 적용되도록 하고 있는 Turn-key(EPC47) 형태의 계약이건, 모두 설계와 시공을 시공자가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Design-Build(설계-시공) 형태의 계약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Design-Build 형태의 계약이라 하더라도 시공자의 자율성과 그에 따른 책임을 어느 정도까지 보장하고 부담시키느냐에 따라 계약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데 FIDIC 은 그러한 차이점을 고려하여 계약조건을 YELLOW BOOK 과 SILVER BOOK 으로 나누고 있다. Turn-key(EPC)를 포함하는 Design-Build 형태의 계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왜 Design-Build 형태의 계약이 출현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정통적인 방식인 Design-Bid-Build 형태의 계약이 전혀 문제가 없는 방식이라면 굳이 새로운 방식의 계약형태를 고려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Design-Build 방식의 계약형태를 고려하게 된 것은 전통적인 방식의 계약형태가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우선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Design-Bid-Build 방식의 계약이 갖는 기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아래와 같다.

  • 시공전문가가 아닌 자가 설계를 함으로 해서 시공성이 떨어지거나 시공에 적용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 신기술이나 신공법의 적용성이 떨어진다.

  • 시공자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못함으로써 시공자의 창의성이 반영되기 어렵다.

  • 설계변경이나 시공자 클레임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 공사기간이나 공사예산에 대한 확실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

  • 계약관리 절차가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Design-Bid-Build 형태의 계약인 경우에는 시공자가 아닌 발주자 또는 설계자가 설계를 함으로써 시공 시 적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고 극단적인 경우 시공을 할 수 없는 경우까지도 발생하곤 한다. 또한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는 신기술이나 신공법에 대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시공자가 제공된 설계대로 시공하는지를 확인하고 감독하기 위한 절차와 조직이 필요하며, 시공자의 자율성이나 창의성이 발휘되기 어렵고,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하여 당초 의도하였던 공사기간과 예산을 초과하여 집행하여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한마디로, Design-Bid-Build 형태의 계약은 발주자에 의해 제공된 설계대로 시공하여야 하는 것을 시공자의 계약적 의무로 하는 계약인데, 시공전문가가 아닌 발주자(설계자를 포함하여)가 설계를 함으로써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많은 계약적 혹은 시공상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안된 것이 Design-Build 형태의 계약방식인 것이다. 간섭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Design-Bid-Build 방식의 계약의 경우에는 제공된 설계대로 시공을 하여야 하므로 설계된 대로 시공을 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발주자(또는 감리자를 통하여)가 시공의 전 과정에 관여할 수밖에 없는데, Design-Build 방식의 경우를 통해 발주자의 간섭을 최소화함으로써 시공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 Design-Build 방식의 기본적인 의도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시공전문가가 아닌 발주자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하니 시공전문가인 시공자가 알아서 설계하고 시공하여 발주자가 원하는 목적물을 완성하도록 해 보자는 것이다. Design-Build 방식의 계약인 경우 시공자가 설계와 시공을 모두 책임지므로 발주자가 책임질 일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곤 하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인식으로 어떤 계약 방식이건 시공자에게 무한책임을 묻는 계약은 있을 수 없음을 이해하여야 한다. 아울러, Design-Build 방식의 계약이 시공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계약이기는 하나 발주자가 계약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purpose)에 부합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이며 그러한 제한을 전제로 한 자율성임을 이해하여야 한다. 즉, Design-Build 형태의 계약인 경우 발주자의 요구조건(Employer’s Requirements)을 통해 요구되는 조건들을 충족시킴을 전제로 설계와 시공에 대한 시공자의 자율성이 인정되는 것임을 이해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발주자는 콘크리트 구조의 건축물을 원하는데 시공자가 자기 멋대로 철골구조의 건축물을 설계하고 시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Design-Build 형태의 계약에서 시공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책임은 시공자에게 부여된 자율성에 비례하며, 시공자의 자율성이 발주자의 요구조건(Employer’s Requirements)에 의해 결정되는 것임을 고려할 때, 결국 시공자가 부담하여야 할 계약적 책임은 발주자의 요구조건에 따라 결정되는 것임을 이해하여야 한다. Design-Build 형태의 계약이라 하더라도 발주자가 발주자의 요구조건을 통해 설계와 시공과정을 일일이 간섭하는 경우라면 시공자의 자율성이 전혀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이고 그러한 경우라면 Design-Build 형태의 계약이 가져야 하는 기본전제가 훼손되고 있는 경우라 할 것이다. Design-Build 방식의 전형적인 예를 들면, 발주자가 Cement 공장 신축공사를 발주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Cement 공장을 짓겠다는 것은 생산된 Cement 를 팔아 이익을 남기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한 경우 발주자에게 필요한 것은 물량(생산량)과 판매단가(품질)로 귀결될 수 있다. 여기서 물량이라 함은 공장의 생산능력 즉, 연산 몇 만톤짜리 설비이냐의 문제이고 판매단가는 시멘트의 종류와 품질에 의해 결정되므로, 다소 극단적인 가정이긴 하지만, 발주자가 Cement 공장 신축공사를 발주하면서 시공자에게 요구하여야 할 조건 즉, 발주자의 요구조건(Employer’s Requirements)은 “특정품질의 시멘트”와 “연산 몇 만톤 생산능력의 설비”, 두 가지만으로 충분하며 나머지는 시공자의 자율에 맡기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 시공자로서는 발주자가 요구한 두 가지 조건만을 충족시키면 계약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고, 발주자로서도 자신이 의도한 목적(Intended Purpose) 즉, 원하는 생산량과 품질을 획득할 수 있다면 시공자가 어떠한 설계와 시공방법을 적용하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므로, 설계와 시공과정에 관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시공자가 알아서 설계하고 시공하여 완성한 공사목적물이 발주자가 의도한 목적을 충족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FIDIC 은 설계와 시공에 대한 책임을 시공자에게 지우는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계약조건을 YELLOW BOOK 과 SILVER BOOK 으로 나누고 있는데, 두 계약조건 간의 핵심적인 차이는, SILVER BOOK 은 시공자의 설계와 시공에 대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대신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Risk)들에 대한 책임을 시공자에게 지우고 있는 반면에, YELLOW BOOK 은 시공자의 자율성을 다소간 제한하는 대신에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Risk)들로부터 시